커뮤니티 매핑, “우리”가 주도하는 정보공유

 

지도와 집단지성

지도 한 장에는 지형, 도로, 축적, 건물, 인구까지 엄청난 데이터가 집약되어 있습니다. 지도에 녹아있는 이런 데이터는 결코 한 사람의 노력으로 축적될 수 없지요. 때문에 지도는 수 많은 사람들이 오랜 세월에 걸쳐 켜켜히 쌓아온 지식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21세기 초부터 화두가 된 “집단지성“은 지도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키워드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위치기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시대에, 지도는 정보공유의 장이 되었습니다. 구글지도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하여 유저들은 자유롭게 위치기반 사진, 영상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의 참여료 지도상의 오류가 수정되기도 하고, 업데이트가 더욱 빠르게 일어나기도 하지요. 나아가, 최근에는 Open Street Map (OSM)과 같이 지도 자체가 집단지성의 결과물로서 나타난 형태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 매핑: 지도를 통해 시민에게 정보권력을 나누어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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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참여형 지도제작”을 뜻하는 “커뮤니티 매핑”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지도와 집단지성의 밀접한 관계를 응용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본인이 속한 지역사회의 문제점과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 테마지도를 사용하는 것이죠. 서울시는 시민이 주도하는 희망온돌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주도하여 독거노인, 노인부부, 한부모가정 등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 대한 위치 정보를 공유하는 장으로서 구글지도가 쓰이고 있습니다.  (관련 기사 참조)

커뮤니티 매핑은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정보를 생산하고, 공유하고, 다시 재생산해 내는 작업입니다. 인터넷이 생겨나기 전 시민들은 주로 국가가 제공하는 정보를 피동적으로 제공받기만 했습니다. 가끔 있는 인구조사는 “분석되어야 익명의 데이터 중 일부”정도의 “인구 데이터 객체”로 시민을 사물화시키기도 하지요. 커뮤니티 매핑과 같은 계기를 통해, 이제 시민은 능동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생산하는 주체가 됩니다. 따라서 커뮤니티 매핑은 단순히 “정보의 위치 표현”을 넘는 커다란 사회, 정치적 의미를 가집니다. 커뮤니티 매핑은 또한 시민이 “지성의 힘을 지닌 집단”을 형성하기 위해 스스로 모이고, 토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사회적 공론의 장으로서 기능하기도 합니다.

 

UNICEF-GIS – 개발도상 국가 커뮤니티 매핑의 좋은 예

쿠킷(CookIT)의 블로거 박경호님은 커뮤니티 매핑이 “제 3세계의 개발도상국가와 같은 곳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커뮤니티 매핑은 제 3세계의 개발도상국가와 같은 곳에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빈민가를 해당 국가의 공식 지도에서 찾아보면, 그 부분이 검은 색이나 회색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토지 조사가 이뤄진 적 없기 때문에 제대로 된 공식 지도조차 없는 거죠. 공공 서비스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고, 보건 시설도 부족한데다 공공 위생 시설도 매우 드문 이런 국가의 경우 매핑 지도의 존재가 훨씬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가장 가까운 수원이 어디인지, 보건소는 어디인지, 주민 회관은 어디인지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http://changeon.org/118007)

UN아동기금 (유니세프,UNICEF)은 이렇게 지도데이터가 부족한 제3세계 개발 도상국가에서 12-18세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UNICEF-GIS라는 커뮤니티 매핑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2-18세의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와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툴을 제공하여, 아이들의 주체적 사회참여를 장려하는 동시에 지역사회 정보를 확보하는, 한 번에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프로젝트죠. 청소년들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위치정보를 포함한 사진과 비디오를 실시간으로 구글테마지도에 올릴 수 있습니다. (Google Maps Mania의 영어 원문 소개글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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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UNICEF-GIS는 브라질 리오데자이네로와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 두 곳의 테마지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시는 것 처럼, 아이들은 모바일 앱을 이용하여 직접 본인이 속한 커뮤니티의 공공자원과 위험지역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UNICEF에서는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소셜미디어상에서 공유하고,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를 장려하여 “어린이가 살기 좋은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적이라고 밝혔습니다. 고사리 손에 모바일 기기를 쥐고, 늘상 “공유하고 싶은 사진”을 찾아 다니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든든히 한 몫을 하게 될 어린이들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며, 기분이 좋아지네요. 기술과 상상력을 융합해 이렇게 큰 시너지를 내게 하는 지도의 위력을 다시한번 실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