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1.28 보도자료] 한국인 2번째로 Google 무인 자동차를 타보고 나서…

**아래 블로그 내용은 2014년 1월 28일 전자신문에 기재되었습니다.
놀라웠다. 올 초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구글 무인자동차를 탑승해 볼 기회가 내게 생겼다. 한국의 ‘스티븐호킹’으로 불리는 이상묵 교수 이후 두번째 탑승자가 아닐까 생각된다. 2011년부터 구글 지도를 판매·마케팅 해온 SPH가 지도 부문 글로벌 최고파트너로 선정된 데 대한 ‘포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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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은 잊지 못한다. 설레였던 마음은 이내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무인 자동차는 운전자가 운전을 하던 중 고속도로를 올라가면서 ‘자동운전모드’로 전환해 보란듯 자연스레 도로를 달렸다. 만감이 교차했다. 이 꿈의 자동차가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술의 성과라는 점, 또 2~3년 내 상용화가 충분할 것이란 느낌은 경이감이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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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내린 후 이내 꿈에서 깨 현실로 돌아와야 했다. 한국에서는 이 놀라움을 경험할 수 없을 것이란 안타까움 때문이다. 한국은 38년전 1975년 안보상의 이유로 ‘측량수로조사 및 지적에 관한 법률’에 의해 국내지도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할 수 없게 했다. 반출시 국토부장관의 승인이 필요하기 때문에 해외에 서버를 둔 구글은 한국 지도 데이터를 서버에 가져갈 수 없어 ‘자동차 길찾기’ 등 무인자동차를 위한 핵심 서비스를 한국에서 할 수 없다. 무인자동차의 핵심 데이터와 SW가 한국에서 작동할 수 없는 것이다.

‘남북분단’이라는 특수한 처지와 안보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정부의 입장을 존중한다. 지도 데이터가 적에 유리한 정보를 줘 안보에 직접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동의 한다. 문제는 지도 데이터를 어디서도 구할 수 없어 꽁꽁 매어 적에 보여주지 않아야 했던 때에 들어맞았던 이야기란 점이다.

강산이 세번 넘게 변한 그 시간 동안, 세상은 바뀌었다. 이미 구글에 ‘옮겨가지 못하도록’ 한 그 지도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어디서도 클릭 한번으로 볼 수 있다. 어쩌면 인천공항으로 해외에 출국하는 누군가의 스마트폰 속에 지도가 있으니 이미 법률을 어긴 셈이다. 우리나라와 전 세계에 네비게이션이 이미 다 깔려 있는 상황에서 적이 쳐들어 올 때 탱크에 네비게이션을 달고 올까 두려워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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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00여개 국가 지도 정보를 50여개 언어로 제공하는 구글 입장에서 보면 중국과 북한까지 연 문에 우리나라만 자물쇠를 꽉 채우고 있다.

이 법 규제로 한국에서 안되는 서비스는 자동차 길찾기, 자전거 길찾기, 도보 길찾기 등이다. 단 대중교통인 버스는 민간이 만든 정보란 이유로 서비스가 된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이 법 규제로 인해 다국어 서비스도 되지 않는다. 쉽게 말해 세계 어느나라 해외 관광객도 구글지도를 ‘한국어’로만 봐야한다. 싸이 덕에 유명해진 ‘강남’을 찾는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지만 외국인이 가장 많이 쓰는 구글 모바일 지도는 한국에서 쓰이지 못하기로 유명하다. 지명 검색도 한국어로만 가능하다.

IT강국의 이점을 살린 창조경제를 이끄는 정부와 공무원 또한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섣불리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 여겨진다. 한국의 경쟁 지도 서비스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은 근거가 약하다. 구글 지도를 써서 세계적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가 해외 전자제품의 한국 수입을 금지해 커진 회사란 논리와 다를 바 없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공간정보산업이 연 300조원 시장으로 성장한다고 전했다. 반도체 세계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열악한 상황에도 세계를 바라보는 한국의 많은 지도 서비스 벤처 혹은 대·중견기업이 수출 전선에 나서고 있다.

한국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의 진입을 막았기 때문에 카카오톡과 라인이 탄생한 것은 아니다. 세계적 제품·서비스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세계적 제품이 탄생할 수 있었다. 과거에 미래를 묶는 우물안 개구리가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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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인터넷 기사 보기: [ET단상]한국에 못 올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의 미래 – 소광진 SPH 대표

<2014년 1월 28일 신문기사 캡쳐화면> 20140128_전자신문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