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지도가 정확할 필요는 없다?!

모든 지도가 정확할 필요는 없다?!

지금처럼 정확한 측량 기술과 인공위성 기술 없었을 때는 지도를 얼마만큼 더 정확하게 그려내느냐가 중요했다. 정확성은 지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하지만 반드시 정확하지 않아도 되는 지도도 있다. 예를 들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지하철 노선도나 길 안내 약도 등은 굳이 정확성을 필요로 하진 않는다. 개인 마음 속의 지도인 심상지도(Mental-Map) 역시 마찬가지 이다.

두 지도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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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서울메트로)

실제 지도 위에 지하철 노선을 표시한 것은 아래의 간략한 노선도에 비해 가독성이 떨어진다. 전철 이용의 목적을 생각하면 반드시 위의 지도와 같이 정확한 위치를 표시할 필요는 없다. 아래와 같이 간단하고 명료하게 표현하는 것이 지하철 이용객에게는 더 유리 할 수 있다.

정확성이 결여된 지도 중에 재미있는 지도가 있다. 지하철 노선도는 위치나 축적이 정확하진 않더라도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심상지도(Mental-Map)는 아예 자기 맘대로다. 그 형태를 비추어보면 지도(map)라는 이름은 붙이기도 민망할 정도이다. 차라리 그림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개인의 공간인지를 알 수 있는 유용한 지도 이기도 하다.

심상지도란(Mental-Map) 개인의 공간에 대한 인지 상태를 자유롭게 표현한 지도이다. 이는 실제 측량에 의해 제작된 지도와는 달리 각자의 경험과 판단, 지적 수준 등에 의해 결정된 지역의 이미지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한 지역에 거주한다 할지라도 학생과 성인의 출입 장소와 이동 빈도가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 만약 지역에 대한 이런 이미지를 마을 지도로 표현할 경우 학생들은 학교와 문구점, 슈퍼마켓, 공원 등을, 성인의 경우는 직장, 주차장, 미용실, 시장, 식당, 주유소 등으로 상이한 지도가 작성될 것이다.(출처 : 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3917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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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통해 장소에 대한 주관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 나타난 지명들 역시 작자의 경험에서 축적되어 온 이미지가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은 정철이 연군의 정을 드러냈던 소양강.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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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심상지도는 같은 장소라 할지라도 자신의 경험과 공간에 대한 인지에 따라 지도의 생김새가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다양한 사람들에게 여의도라는 한 장소를 그려보게 하자. 여의도에 거주하는 사람과 다른곳에 거주하는 사람에 따라서 동일장소를 다른이미지로 표현하게된다. 짐작컨데 여의도에 사는 사람은 자기 집 주변을 꾀 자세히 그릴 것이고, 여의도에 잘 접근하지 않는 외부 사람은 그곳의 Landmark인 63빌딩이나 국회의사당, 여의도 공원이 부각 되어 그려질 것이다.

아래는 두 지도는 London의 Google map과 Mental-Map이다. 심상지도에서는 런던의 기본적인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잘 알고 있는 것은 자세히 표현하게 된다. 또한 길과 건물은 많은 부분 생략되어 있거나 왜곡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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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http://en.paperblog.com/big-political-and-mental-map-of-london-306332)

 

Mental-Map과 거리 인지

거리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심상지도에서는 두 지점의 물리적인 거리가 같을지라도 개인의 경험과 인지에 따라 느껴지는 거리가 달라지기도 한다. 여기까지 읽은 분이라면 이제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 챘을 것이다. 맞다!  길을 이용하는 빈도에 따라서 거리 인지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다. 동일한 거리라고 하더라도 매일 같은 길을 오가는 길은 처음 가보는 길보다 가깝게 느껴질 수  있다. 따라서, 심상지도에서의 거리라는 개념은 이용빈도와 경험 익숙함이 반영될 수록 짧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종종 약속 장소에서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가  늦는 경우가 있다. 그 약속 장소의 거리가 멀고 경험이 적은 곳이라면 집에서 나서기 이전에 여러가지 변수까지 고려해 서두르게 되지만 가까운곳은  익히 알고 있어 그런 변수들은 쉽게 고려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가까운 곳에서의 약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제 시간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자신만의 Mental-Map를 한 번 그려보아라. 그리고 실제 거리를 지도를 통해 확인해 보면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심상지도가 그려지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가 있다. 바로 경험이라는 측면이다. 심상지도는 경험 없이는 그려내기 어렵다. 또한 부가적인 요소로 감동이라는 요소가 반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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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대한민국의 여행지로 가장 인상깊은 곳이 어디냐고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통영이라 말하고 꼭 가보라고 추천한다. 난 그곳에서 여행이라는 경험이 있고,  감동을 받아 그곳의 Mental-Map을 지금도 비교적 상세히 그려낼 수 있다. 이런 것을 보면 심상지도의 이미지가 달라지는 원인은 경험, 빈도, 개인의 느낌, 감동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심상지도는 여행이라는 같은 경험을 했을지라도 그곳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감정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기 때문이다.

심상지도는 실제 지도와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한 개인의 공간에 대한 인지 상태를 알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목적에서는 매력적인 지도가 될 수 있다. 그 지역의 개개인의 공간인지를 알 수 있으며, 상권분석, 마케팅 분야에서 활용하거나, 교육 분야, 심리치료와 같은 분야에서 활용 될 수 있다.

지금 잠시 여유를 갖고 익숙한 공간에 대한 자기만의 지도를 그려보는 것도 괜찮지 않은가?